감성의 영역/일기

[20250305] 27살, 나를 덧댄다는 것

Bi3a 2025. 3. 5.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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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에는 성과만 작성해야하는데,

자꾸 잡설이 길어지다 보니 개인 넋두리를 작성할 공간을 분리했다.
앞으로 신변잡기적인 글은 이쪽에다가 작성하는 걸로..

있는 일상과 감정을 날 것 그대로 적어나갈 예정이기에
나중의 독자인 미래의 나의 손가락이 오그라들 수는 있겠지만,
이 카테고리만큼은, 그 때의 감정을 복기하기 위해 최대한 삭제하지 않고 남겨두려고 한다.

 

 

남을 챙기고 싶으시면 본인부터 좀 ..

 

최근 인생의 목표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으로 잡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남을 아끼고 챙기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먼저 챙겨야 한다' 는 말씀이 있는데,

오늘날에서야 그 말이 이해가 되는 기분이다.

 

어쩌면 나는 인간관계가 주는 안정감과 행복 때문이 아니였을까,

여태껏 나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했던 이유를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단순히 오늘의 내가 참 못나보인다는 현타를 느껴서 이런 생각을 했다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고, 받는 그 순간이 좋았던 나머지,

내 자신이 진정 어떤 내면의 형태를 가진 사람이었는지를 까먹고 살았던 것 같다.

 

원래의 나는 어땠었지?

 

비로소 최근 내 본모습을 마주했을 때, 충격을 받았었다.

나는 '나의 삶' 을 살고 있었다고 확신했지만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다른 누군가들에게 그렇게 비춰지길 원해서' 흉내내고 있었던 모습이었다.

그렇게 만들어놨던 자상하고 좋은 모습에서 벗어나 잃어버렸던 과거의 내 모습을 다시 되찾은 느낌이었다.

 

잠을 하루에 7시간 이상 못자면 힘들어하는 모습

침대에 있으면 굼뜬 모습

곧 전쟁이 나도 낙천적인 성격

식사 약속이 없을 때면 맨날 똑같은 거 먹어도 상관 없는 단순함 등

 

그래서, 나는 요새 나를 더 알려고 노력한다.

사실 아직 많이 어색한 사이인데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한다.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부터 차근차근 알아가고 있다.

문답 100지를 조심스레 쓰듯, '너 뭐 좋아해?', '아 그렇구나' 하고 생각해나간다.

'아,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지', '그러면 이런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 자문자답하는 나날들.

청승맞지만 싫지 않은 느낌이다.

 

 

나를 덧댄다는 것

2025년 내 올해의 목표는 방향잡기이다. 

이제는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명확해졌다.

집 같은 사람이 되어서 남들 챙기려면, 나부터 챙길 수 있어야 하니까.

남을 위해 열심히 살기 전에 올해는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

열심히 일하고 나 자신에게 베풀고 덧댈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아래부터는 일상

 

1. 한계를 느껴 PT 신청

 

체지방 19%.. 갈 길이 멀다

 

우선 나 사람을 위한 선물 1로!! PT를 끊었다. 

근성장이 정체되는 느낌을 받아서 눈물을 머금고 끊은거긴 하다.. ㅠㅠ

한달 식비를 날려먹은 만큼 제대로 뽕을 뽑고,

시스템화 하는 걸 목표로 할 거다.

일단 운동 목표는 1순위 셰입, 2순위 유산소로!

 

2. 27살.. 나이먹기 싫다

 

중간 사진 설명 : 러그에 콜라를 쏟고 울부짖고 있다.

 

 번거롭게 3월 1일생인 사유로 생일날이 항상 공휴일과 겹치는데,

고맙게도 이번에는 대학교 형님들이 집들이 겸 방문해주셨다.

 

솔직히 케이크까지는 생각도 못했는데, 받으니 조금 감동이더라. 눈물날 뻔 했다.

근데 축하받은 직후 러그에 콜라 쏟고 진짜 눈물 흘렸다.

아직도 색깔이 안빠진다... 하..

 

그렇게 집에서 슈퍼볼 공연 안주삼아 소소한 술토크하며 생일 당일 마무리. 

 

익일 기상 후 도믿거 선생님과 인생사를 안주로 한 티타임 실시

 

그 담날에는 청승맞게 우리 도믿거 선배님과 데이트 실시

평양냉면 사주신다 하셔서 모시고 데이트 한바퀴, 카페 들어가서 한참 얘기했다.

 

이 사람과의 연은 참 끈질기다. 

좋은 건 맞는데 잘생겼으니 빨리 여자친구좀 생겼으면 좋겠다.

 

한달 만에 집에 돌아왔는데 못보던 스마트 TV가..

 

출가한 아들이 본가에 들어가니 못보던 스마트 TV가 집에 있더라.

솔직히 많이 놀랐다;

 

부모님이 유튜브 TV로 보시는건 상상도 못했는데 나보다 빨리 실천하시는 얼리어답터셨다니..

돈 많이 벌어서 넷플이랑 디즈니플러스 해드려야겠다고 독하게 마음먹고 왔다. 

(근데 기왕이면 동생이 잘되서 먼저 부모님 해드렸으면)

 

3.  책은 사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확실히' 있다

 

최근에는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을 읽고 있다.

 

부모님의 염원이었던 아들 독서습관 만들기가 27년 만에 이뤄졌다.

요새 독서에 빠졌는데, 그 무엇보다 책을 사는 것에 빠졌다.

 

'책을 보지 않아도 사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라고 누가 말하지 않았었는가,

그래서 독서습관을 만들어보고자 호기심에 한번 사봤는데,

사보게 되니까 읽고, 읽고 나서는 '이 책이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

는 만족감이 나를 너무 기분 좋게 만드는 요즘이다.

 

어 염파.. 같은걸 쏘나?

 

그래서 다음에는 어떤 책을 사모을까, 하루하루 기대하며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해석하고, 기록하는 삶

 

독서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책을 읽고,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각자의 시선을 가지고 오늘날을 해석하고 살아나간다.

 

지금의 내 삶 또한 그렇다. 

책을 읽는 것은 이 글을 쓴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는 것

코드를 읽는 것은 이 시스템의 (버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이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해석하는 것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서는 미지의 영역의, 운명의 의도를 해석하는 것

 

이런 읽을거리 투성인 세상에서 앞으로도 나는 기록해 나가고 싶다.

때론 모호할 수도 있는 내 삶의 순간순간들을 정리해보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내 의도를 전하고, 나도 가끔 그 당시의 필자의 의도를 톺아볼 수 있게끔

 

해석하고, 기록하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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